420만 원 미납 중징계 광주, 올해 20경기 몰수패’ 결정 나도 할 말 없는 이유
420만 원 미납 중징계 광주, 올해 20경기 몰수패’ 결정 나도 할 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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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천 달러(한화 약 420만 원)를 제때 내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곧바로 문제를 파악하고 시정했다면, 실수로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축구계 최상급 기관인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를 인지하지도 못한 채 무려 20경기나 강행했다. 지금도 이를 단순한 해프닝 정도로 치부하는 건 광주 FC 구단뿐이다.
1983년 출범한 K리그 역사상 최초이자 최악의 촌극이다.
광주가 FIFA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축구계는 광주가 ‘약 5개월이나 늦게 징계 사실을 인지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사건은 이렇다.
광주는 2023년 알바니아 공격수 자시르 아사니를 영입했다.
광주는 아사니 영입 후 약 420만 원의 연대기여금을 내야 했다.
FIFA가 2022년 11월부터 바꾼 규정(클리어링 하우스)에 따라서 광주는 FIFA에 연대기여금을 지급해야 했다. 그러면 FIFA가 아사니가 과거 몸담았던 팀에 연대기여금을 나눠주는 형태였다.
광주 관계자는 “FIFA 담당자에게 지난해 8월 연락이 왔다”며 “당시 FIFA가 알려준 가상계좌로 연대기여금을 송금했는데 전산 착오가 있어 재송금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구단 담당자는 9월부터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그 시기 구단 회계 담당 직원은 이직했다. 관련 업무를 보던 두 인원이 자릴 비운 것”이라고 했다.
광주가 입금한 연대기여금이 FIFA로 송금되지 않았다. FIFA는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17일부로 광주에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내렸다.
광주는 FIFA로부터 자신들이 징계받은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당하고 약 5개월이 지난 후다.
FIFA의 징계 공문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을 거쳐 대한축구협회(KFA)로 전해진다. KFA는 이를 구단으로 전달한다. 광주는 징계 공문을 전달받았음에도 징계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광주는 그 요인으로 육아휴직으로 자릴 비운 인원을 탓한다. 그 인원이 휴직하면서 개인 메일로 온 FIFA의 징계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광주의 업무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준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업무의 인수인계는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수로 넘길 수도 있었던 일을 크게 만든 건 육아휴직으로 자릴 비운 직원이 아니다. 그 직원의 주요 업무를 인수인계 받을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구축하지 않은 구단의 잘못이다. 광주 구단 상급자들은 FIFA 징계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인원이 육아휴직에 들어갔음에도 기본적인 업무 확인 및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 이는 직무유기다.
광주 관계자는 “최근에야 FIFA 징계 내용을 인지한 것이 맞다”며 “구단에선 다시 미납된 연대기여금을 낸 상태”라고 했다.
광주가 연대기여금을 이제라도 내 ‘선수 등록 금지 징계’가 풀린다고 한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광주는 FIFA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고 무려 10명 이상의 선수를 영입했다. 선수 등록 업무를 총괄하는 KFA도 광주의 영입된 선수를 아무런 문제 없이 등록했다.
광주는 올해 영입된 선수들과 K리그1 13경기, 코리아컵 2경기를 치렀다.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선 2025년에만 5경기에 나섰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K리그1 복수 구단이 광주의 2025년 전경기 몰수패를 주장한다.
한 K리그1 관계자는 “국제적인 망신”이라며 “선수 등록이 불가한 기간 동안 선수 영입이 이루어졌다는 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수 등록이 불가한 상태에서 영입된 선수가 경기에 나섰다는 건 규정 위반이다. 무자격 선수의 출전이라고 봐야 한다. 광주가 올해 치른 모든 경기는 몰수패 처리되어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광주의 2025년 전경기 몰수패는 허튼소리가 아니다.
광주가 2025년 치른 ACLE 5경기는 몰수패 선언 가능성이 꽤 있다. 광주는 올해 ACLE 리그 스테이지 2경기, 16강전 2경기, 8강 1경기를 치렀다.
ACLE와 마찬가지로 AFC가 주관하는 올 시즌 ACL2에선 ‘부정 선수’ 출전으로 몰수패를 당한 사례가 있다.
일본 J1리그 산프레체 히로시마가 3월 5일 홈에서 치른 2024-25시즌 ACL2 8강 1차전 라이언 시티와의 맞대결이었다. 당시 히로시마는 라이언 시티를 6-1로 대파했다.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히로시마가 ‘부정 선수’ 발레르 제르망을 경기에 투입했던 것이다. 제르망은 이날 후반 24분 교체 투입돼 경기 종료까지 뛰었다.
제르망은 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선수였다. 제르망은 히로시마 합류 전 매카서 FC에서 뛰었다.
제르망은 매카서 유니폼을 입고 AFC컵 샌트럴 코스트 매리너스전에 나섰었다. 제르망은 이 경기에서 비신사적인 반칙을 범하며 AFC 주관 대회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제르망은 이후 히로시마 합류 전까지 AFC 주관 대회에 나선 적이 없었다. 히로시마 유니폼을 입고 나섰던 라이언 시티전이 제르망의 징계 후 첫 AFC 주관 경기였던 것이다.
라이언 시티는 히로시마와의 ACL2 8강 1차전을 마친 뒤 AFC에 부정 선수 이의를 제기했다. AFC는 사실 확인 후 히로시마에 징계를 내렸다. 1,000달러(약 144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고, 대회 출전비 16만 달러(약 2억 3천100만 원) 중 8만 달러(약 1억 1천500만 원)를 받지 못하게 했다. 동시에 부정 선수 출전으로 인한 ACL2 8강 1차전은 히로시마의 몰수패(0-3)를 선언했다. 룰라벳
히로시마는 자신들의 잘못을 깔끔하게 인정하고 사과했다.
히로시마의 사례로 볼 때, ACLE에서 광주와 경쟁했던 국외 구단들이 AFC에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